[UFEA를 만나다 | Interview] EP10: 39대 홍보부장 이영우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39대 홍보부장을 맡은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 재학중인 이영우입니다.
Q. 사학 전공과 개발 학회 출신이라는 특이한 경험을 하셨고, 지금 3학년 1학기 재학중인 데도 인턴도 2개나 했어요. 그런 경험들을 선택했던 이유랑 그 후에 얻었던 것들 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조금은 독특한 경험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모든걸 설계하고 선택했다기보다도 그냥 그 순간에 최선이었다고 생각한 것들을 모아놓고 지금 와서 돌아보니까 그렇게, 조금은 특이한 경험들로 재구성이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그래도 사학 전공이니까, 저에 대한 역사를 반추해보는게 지금의 저를 잘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앞서, 이를 정리하는 시각에서 지난날을 떠올려 보면, ‘이론과 현실 사이의 계속된 진동의 결과’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역사를 다루는 전공을 시작하면, 개별 사실에 대한 역사가 아니라 역사 철학에 관련된 걸 가장 먼저 다룹니다. 시간이라는 거대한 총체를 재단해 그 일부를 다루는 것이 사학이다 보니, 이에 적용될 수 있는 철학적인 생각들을 먼저, 추상적인 것들을 먼저 가르치게 되는 거죠. 근데 이걸 안 가르칠 수 없는 것이라는걸, 꼭 필요한 일이라는걸 지금에서야 알고 있지만, 20살에 저는 그게 되게 마음에 안 들었었어요.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지나치게 추상적이었다는 생각이 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눈에 보이는 것들을 할 수 있는 일들에 갈증을 느꼈던 것 같기도 하구요.
그렇게 나름의 답을 내린게, 어쩌면 탈출구로 선택한 것이 개발이었습니다. 가장 핫할 때이기도 했고. 그런 이유들로 그래서 골랐던 게 이제 개발이었고 코딩이었어요. 그렇게 지원한 학회가 제가 잘 알던 분야가 아닌, ‘새로 배워보자’는 생각에 시작했기 때문에, 그냥 막연한 갈증을 해결할 수 있을거란 생각에 열정 하나로 열심히 잘 참여를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하다 보니까 진짜 과분하게 한 스타트업에 인턴으로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진로에 대한 확신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른다, 그러니 어떻게든 해보자’라는 생각에 조금은 무리해서 인턴십에 참여했었습니다. (회사에) 가서 하나의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기획에서부터 개발까지 하게 되었었는데, 그때 당시에는 추상적인 공부에서 벗어나서 눈에 보이는 것을, 내가 볼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니까 너무 재밌었어요. 그런데 가시적이라는 게 되게 모호한 거잖아요. 사실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서 내 눈에 보인다고 해도 그게 어찌 됐건 진짜 눈에 보이는 거냐라고 한다면 그건 또 아닌 것 같고. 그리고, 좋든 싫든간에 학교를 계속 다니게 되면서 역사 철학에 대한 공부도 그게 천천히 이해가 되기 시작하면서 말씀드린 ‘진동’이 시작된 것 같아요.
그 과정에 뭐가 있었냐면, 데이터에 관한 관심이 그곳에 자리하게 된 것 같아요. 가시적인 것과 추상적인 것 모두를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 객관적인, 대상이 당시엔 ‘데이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이게 얼마나 어렸던 생각이라는 것을 알지만요. (웃음) 여튼 그래서, 공부하던 개발과 함께 데이터도 공부해나가기 시작하다 보니, 제가 공부하던 것들이 잘 쓰일 수 있는 스타트업과 연이 다시 한 번 닿더라구요. 그렇게 하게 됐던 것이, 이제 두 번째 인턴이었습니다.
제 어린 생각 처럼, 당시의 고민이 이 시점에 마무리가 되었다면 제가 ‘진동’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 이제 이 진동을 말씀드리기 시작하면서 다음 사전 질문인 ‘금융’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계속해볼게요.
현업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현실 데이터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도 여럿 주어졌던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저의 감상은, 데이터라는 것이 극히 일부만을 담아낼 수 있는 것이더라구요. 그 이면에 있는 정성적인 요소들을 온전히 담아내기는 어려운 것이고. 그러니까, 현실의 일부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데이터만 믿고 그게 현실이라고 생각하면 안되는 것인데, 제가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Q. 특이한 경험들을 뒤로 하고 금융공학 학회, 특히 유피아에 지원한 계기나 이유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그 진동은, 결국 제가 그려갈 커리어패스와 직결되는 것일 거에요. 결국 고민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은, 제가 제 진로에 대한 끊임없는 불확실함을 마주하게 되었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나름의 고민에 관한 답 중 하나는, 그렇다면 ‘양적으로 데이터가 많은 곳을 들여다 보자’ 였던 것 같아요. 금융 시장을 생각해 보면, 의사결정과 행동의 시간적 간극이 그래도 짧은 편이라고 생각했었고, 그 안에서 사람들의 행위가 여러가지 이유로 기록되니까. 그래서 골랐었습니다.
그렇게 막연히 ‘금융’이라는 곳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니, 아시겠지만 금융이라는 영역이 굉장히 넓은 영역을 포괄하는 개념이잖아요. 그 안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분야도 정말 다양하고, 포지션도 많고, 상품도 다양하고. 그 중에서 금융공학을 다루는 우리 학회를 골랐던 이유는, 당시 나름 찾아보고 공부해봤을 때, 데이터와 가장 밀접한 분야인 것 같더라구요. 그게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아요.
Q. 첫번째 학기 초반에 약간 슬럼프가 있었던 걸로 아는데, 그럼에도 다시 학회로 돌아와 무사히 학회를 마칠 수 있었던 이유나 원동력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부끄러운 일이기도 한데, 그래도 말씀드려 볼게요. 처음 지원할 때랑 본격적으로 활동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랑 그게 조금 시차가 있는 것 같아요. 앞에서 말씀드린, ‘데이터의 관점’에서 금융을 골랐던 것 같고, 또 금융공학을 골랐고, 그렇게 학회에 함께하게 되었었습니다.
들어와서 우리 학회를 마주하고 나니,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고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 UFEA의 활동 대비 저의 모티베이션이 조금 약한 그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쉽게, 생각했던 공부랑은 조금 달랐던 것 같아요. 거기에 개인적인 이유로, 조금 아프기도 했던 시기였구요. 여튼 그렇게 슬럼프를 마주하게 되었었습니다.
이게 핵심일 것 같은데, 그럼에도 다시 학회로 돌아와 열심히 활동하게 된 명확한 계기가 있던 것 같아요. 그 계기가 뭐냐면, 헤지(Hedge)라는 개념을 학회 공부를 통해 접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건 이제 제 성격과도 관련이 꽤 큽니다. 저는 제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는 것에 쉽게 스트레스를 받는, 소위 J형 인간입니다. UFEA의 문법에 맞게 얘기하면, Risk Averse해요. 감마가 큽니다. 그러니까 리스크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인거죠. 그런데 헤지의 개념이 이러한 제 성격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한 학기 동안 옵션을 공부하면서, 헷지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지금은 알지만, 그때 당시엔 ‘델타만 막으면 리스크가 없다고?’ 이런 생각에 배운 내용을 신기해 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 (델타를) 막을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그 ‘변동성-리스크’를 막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겐 되게 흥미롭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이렇게 다시 학회에 열심이 참여할 모티베이션이 많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Q. 이번 학기에 공부한 헤지라는 개념이 생각했던 거랑 다른가요? 달랐다면 어떤 점이 조금 실망스러웠는지 말씀해주세요.
실망스럽다기보다는 내가 너무 나이브하게 생각했구나라는 지점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헤지에 관한 생각이 이전까지 막연한 것들이었던 것도 사실이구요. 그러니까 되는지 안 되는지도 모르겠는데 그런 개념이 있다는 거에서 흥미를 느꼈었던 거였으니, 이번학기 Hedging Error도 직접 구해보고, 최적의 델타값도 찾아보고 하며 진짜 막상 해보는 과정에서, 흥미롭기도 하고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랬었습니다. 내가 접했던 BSM의 단순한 가정들이 어떻게 현실에 적용되는지, 혹은 어떻게 다른지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했던, 금융공학에서 배우는 헤지가 완벽한 것이 아닌데, 그렇다면 지금은 금융공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어떤 생각으로 계속 공부를 하고 있는지 또 궁금합니다.
완벽하게 (헤지가) 안 되는 거지 아예 안 되는 건 아니잖아요. 경우에 따라선 완벽하게 복제가 될 수도 있는거고. 그러니까, 진짜 P&L이 찍히는 논의를 떠나서, 저에게 금융공학은 변동성을 다룰 수 있음의 대상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저한테 되게 큰 가치와 의미를 가지는 것 같아요. 위험-리스크는 당장 피하고 싶은 것, 안 좋은 것으로만 인식이 됐었는데, 금융공학을 배우면서 리스크를 직접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것, 리스크엔 필연적인 보상이 따른다는 것, 등등. 변동성이라는 것을 계속 다룰 수 있음을 전제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인 차원에서 큰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하는 것이구요. 나아가 앞선 그 진동에 있어서도, 변동성 뿐 아니라 금리, 시간, 나아가 변동성의 변동성까지. 어찌보면 추상적인 대상을 직접 다룰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진로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어느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는지, 또 지금 생각하고 있는 진로 결정에 대해서 UFEA가 도움이 됐는지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FICC쪽을 희망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학회 시작할때 까지만 하더라도, 이 분야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도 잘 몰랐던 것 같은데, 이렇게 말씀드리고 나니 감회가 꽤 새롭네요. 아직 FICC 안에서 어떤 포지션을 구체적으로 희망하는지는 더 생각을 해 보아야 겠지만, 이만큼 좁히게 된 데에는 UFEA의 영향이 정말 컸다고 생각합니다. 채권이랑 옵션을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파생상품이 저의 끝나지 않은 고민인, 그 진동을, 어떻게 보면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론이 이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현실과 매우 밀접하게 닿아있으면서 상호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요.
옵션에 대한 관심은 변동성에 대한 관심, 헷지에 관한 관심에서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고, 채권에 대한 관심은 ‘이자율’이라는 매크로 지표라든지, 이에 따른 충격들이라든지. 그러니까 많은 것들이 녹아들어 있는, 대상을 거래한다는 점에서 비롯된 흥미로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채권이라고 하는 하나의 상품이 세상을 설명할 수 있고 모든 세상의 작용들이 이 채권이라는 상품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게 다시, 전공 이야기로 돌아가서, 추상과 현실의 밀접한 관계를 설명하고, 때로는 이것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같아서, 요즘은 이러한 파생상품들을 다룰 수 있는 직군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을 분들이 역사에 큰 관심을 가지고 계시진 않을 것 같아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역사는 결국 사상사’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합니다. 우연에 의한 일들도 정말 많지만, 그 ‘우연’으로 보이는 것들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당대의 사상과 사조에 의한 일들인 경우가 많기 때문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 아래에서 바라본 금융공학은, 몇 가지의 지표들에 현상을 녹이고, 그 지표로 또 다른 현상을 설명하고, 그 현상은 또 다른 현상을 추동하고. 이런 것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Q. 홍보부장으로서 홈페이지도 만들고, 지금 이 인터뷰 제도도 만드신 것 같고. 이렇게 홍보부장을 맡아 새로운 것들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37기 리크루팅을 했던 후기를 말씀을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홍보부장을 맡은 이유는 두 가지 측면이 있어요. 대내적 측면하고 대외적 측면이 있습니다. 대내적으로는 UFEA가 20년을 넘는 기간동안 활동을 해 왔는데, 한 학기를 마치고 우리 학회를 돌아보니 특강과 홈커밍을 제외하면 선배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정말 적다고 생각했어요. 홈커밍은 1년에 한 번밖에 없으니, 사실상 특강밖에 없는 거죠. 개인적으로 만나뵙지 않는 이상은.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겠지만 분명 아쉬운 거잖아요. 그러한 아쉬움을 가지고, 인터뷰로써 매개해 기수 간의 연결이 일어났으면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선배님들을 만나보고 선배님들의 생각을 듣고 하는 게 지금 우리가 왜 여기에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강한 동기가 될 수 있을거니까요. 선배님들도 우리와 같진 않지만 비슷한 공부를 했고. 그 선배님들이 우리의 미래가 될 수도 있는 거고, 우리는 선배님들의 과거가 될 수도 있는 것이고. 그런거죠. 이런 것들을 글로써라도 전달해, 우리가 하나로 묶여서 같은 공부를 하고 있고, 같은 생각을 했고, 그런 경험들을 공유하고 같이 성장해가고 싶었습니다. 이런 생각들이 대내적인 측면에서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대외적인 측면에서, 저는 학회가 유지되는 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사람이 들어오고 좋은 사람이 배출이 되고 같이 공부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좋은 사람들이 모이려면 우리가 지금까지 뭘 했는지를 알아야,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선택을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우리 학회를 돌아보니, 우리가 훌륭한 알럼나이를 가지고 있고, 좋은 교육 환경을 갖고 있는데, 이를 잘 알지 못해 지원을 못하는 경우가 없지는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학회를 잘 알려보자는 차원에 이것저것 시작했던 것 같아요. 결국, 1차적으로는 우리 학회를 알리고 싶었고 그래서 2차적으로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모아서 함께 공부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생각들에 홈페이지 만들고 이것저것 많이 했는데, 아무래도 처음부터 모든 체계를 잡아가야 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이제 자연스럽게 리크루팅 후기로 넘어가는 것 같네요. (웃음) 그렇게 체계 잡고, 이것저것 많이 해보고. 학회원들 인터뷰 준비하고, 설명회도 다시 살려보고 노력은 많이 했는데, 새로 지원하는 분들 입장에서 이런 것들이 잘 이뤄졌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제가 부끄러워서 못 물어보겠더라고요. (웃음) 그래도, 15주차인 오늘까지 열심히 잘 남아서 활동하시고 계신 분들 볼 때 생각보다 면접 날 생각이 납니다. 여튼 새로 들어오신 학회원 분들이 잘 활동하시는 모습 볼때나, 다음 임원들 잘 꾸려지고, 학회 명맥 잘 이어나가게 된 거 볼 때 그럴 때는 뿌듯한 것 같아요. 지금도 그날 떠올라서 괜히 뿌듯하고, 조금은 부끄럽네요.
Q. 1년간 활동을 마친 후기와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2학기 꽉 채웠으니까 한 30번 넘게 토요일을 유피아에 할애를 한 거죠. 돌아봤을 때 저는 진짜 아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1년 가까이 시간을 썼는데도 도리어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진로 고민에도 진짜 많이 도움이 됐고, 나아가 고민이 고민에서 안 그치고 조금 더 나아갈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많이 주어졌던 것 같아요. 저는 진로 뿐 아니라, 무엇이 됐든지 간에 고민이 있다면 그 고민을 나보다 먼저 해본 사람을 만나보는 것은 항상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는데, 유피아가 저에게 그 역할을 많이 해 준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 학교부터 잘 다녀야 되고요. (웃음) 저 아직 졸업하려면 다섯 학기 남았습니다. 그리고 채권 파생이 재밌어서 복수전공도 경제학으로 확정을 지었고 그리고 다음 학기 신용파생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쪽도 재밌어서 가끔씩 공부하러 올 것 같고 인턴도 해야겠고 자격증도 따야겠고, 군 문제도 마저 해결해야 하구요. 할 게 많네요 (웃음)
Q. 인문계열 출신으로서 저희 학회에서 열심히 분투해주셨는데 그럼 다음 학기 신입분들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사실 제가 뭐라고 감히 조언을 드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전 금융공학, 특히 파생상품에 관한 공부가 왜 하고 싶은지는 꼭 한번 생각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저에겐 말씀드린 것처럼, 그 이유가 변동성과 헷지라는 개념이었습니다. 이렇게 명확한 이유가 있고 없고에 따라서 얻어가는 것도 다르고, 드는 생각도 다르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금융공학이 철학적인 분야라는걸 한번쯤은 떠올려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이 생각에 공감을 하실 수도 있고, 안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에 공감하시는 분이 없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 금융공학이라는 분야가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모델링을 하고, 그 모델을 이해해 나가는 과정이니까. 결국은 철학이라는 생각을 가져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수학은 하나의 언어니까, 수학에 대한 부담을 한층 걷어내고 조금 더 본질적으로 이게 왜 이렇게 모델링이 되는 거고 이 모델이 뭘 설명하고 싶은 거고에 대한 고민들을 해나가시면서 공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 당장 눈앞에 놓인 복잡하고 어려운 수식보다도, 결국 이 모델이 설명하고 싶은 세상이 무엇인지를 잘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시간 나실때 틈틈히 공부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분명 어렵긴 한데, 그래도 돌아보면 학회 활동 하면서 수학 공부 열심히 했던게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더라구요.
마무리; 나에게 유피아란?
곧고 단단한 한 걸음.